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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가 철학원(慧家 哲學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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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가철학원 | 창원마산진해철학관 | 한 걸음 한 걸음...나아가다보면...조금씩 조금씩...좋아진다. | 사주

 

언젠가...

세상과 인연을 끊고 싶어...

태백산으로 떠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매일 매일...

걷고...또...걸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나는 무슨 잘못을 저질렀을까?...

나는 왜 이렇게 힘든 것일까?...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나 자신에게 묻고...또...물으며...

걷고...또...걸었습니다.

 

낮에도...밤에도...

끊임없이...걸으며...

나 자신에게...묻고...또...물었습니다.

 

100일이 지나고...

200일이 지나도...

여전히 답은 없었고...

그렇게...거기서...1년 6개월을...

걷고...또...걸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살면서 저지른...나의 잘못들이...

하나씩 하나씩...

너무나도 선명하게 떠올랐습니다.

 

아....나는...

저지른...죄가...너무...많구나.

그래서...이렇게...힘든거구나.

남을...너무...아프게해서...

내가...지금...이렇게 아픈거구나.

 

나의 잘못들이...

너무나...선명해서...

울고...또...울면서...

걷고...또...걸었습니다.

 

아무리...참으려고 해도...

눈에서는...눈물이...끊임없이...흐르고...

입에서는...하염없이...“미안해...미안해...”를...중얼거리며...

걷고...또...걸었습니다.

 

한동안 계속되던...울음이 멈추고...

어느 날 부터인가는...

한 걸음을 땔 때마다...

내 몸을 예리한 칼로 베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 걸음...한 걸음...나아갈 때 마다...

길 양쪽에 선 무사들이...

내 몸을 얇게 저미듯이...

머리부터...발 끝까지...마치 포를 뜨는 것처럼...

수평으로...내 몸을...베는 것 같았습니다.

 

마치...나의 죄를...단죄하는 것처럼...

산의 초입에 들어서면...어김없이...매서운 칼날들이 날아왔고...

정상에 다다를 때까지...칼질은...멈추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은...

친한 노스님께...아무런 설명도 하지않고...

“스님...너무 아파요...”했더니...

스님께서 웃으시며...“온 몸을 칼로 베는 것 같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나도 웃으며...“제가 지은 죄가 많나봐요.”했더니...

스님께서...또...웃으시며...“아무나...그러남...태백산이...아무한테나 그러지는 않아.”

 

끝나지 않을 것 같던...매서운 칼질이...

어느 날...갑자기...멈추었고...

그날부터는...

누군가...내 몸에...올라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산 초입에 들어서면...

그렇게 가볍던 배낭이 갑자기...

돌덩어리를 넣은 것처럼...

무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걷다보면...더 무거워지고...

조금 걷다보면...더 무거워지고...

너무나...무거워져서...

산 중턱부터는...거의...기어가다시피하며...

걷고...또...걸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나의 죄 값인 것 같아서...

아무런 변명도 못하고...

그 어떤 원망도 못하고...

한동안은...울면서...

또 한동안은...매서운 칼날을 맞으며...

또 다른 한동안은...무거운 짐을 지고...

그렇게...걷고...또...걸었습니다.

 

그렇게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그 사이...태백산에서...수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스님...신부님...수녀님...목사님...무속인 등...

 

특히...무속인들이... 제일 많았는데...

처음에는...모든 무속인들이...

저를 보고서는...

저의 조상신...특히 할머니에 대해서...많은 말들을 하였습니다.

 

그런데...어느 날 부터는...

할머니에 대한 말들은...전혀 하지 않고...

조상신 중에... 도를 닦으신 할아버지에 대해...많은 말들을 하였습니다.

 

그리고...어느 날 부터는...

조상에 대해서는...전혀 말을 하지 않고...

천신(天神)에 대해서만...많은 말들을 하였습니다.

 

울며...칼날을 맞으며...무거운 짐을 지며...산을 걷는 동안...

무속인들이...저를 보고 말하는...신들의 계급은...

점점...더...높아져만 갔습니다.

 

나...자신은...

여전히...그대로인 것 같은데...

걷고...또...걷는 동안...

내 몸과 마음에서는...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고...

그러한 변화들이...

그들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던 것 같습니다.

 

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참회하고...

두 번 다시는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다짐하고...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대해...끊임없이 질문하며...걷는 사이에...

나 자신도 모르게...약간의 업장이 제거된 것을...

무속인들은...그들만의 방식으로...그렇게 보았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나의 잘못을 알게 된 것을 제외하고는...

나는...여전히...그대로였으니까...

.

.

.

살다 보면...누구나...시련과 고통을...겪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누구나...그 모든 원인이...그 누구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에게서...비롯된 것임을...알게 되고 인정하게 되는 날이...반드시...찾아옵니다.

 

그 날이 찾아오면...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그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고...

오롯이...그 시련과...그 고통을...맞이하며...

한 걸음...한 걸음...나아갈 것입니다.

 

그렇게 나아가다 보면...

영원할 것 같던...그 시련과 고통은...

어느 날 갑자기...끝나 있을 것이고...

자신도 모르게...조금은 나아진...나 자신과...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아프고 힘들던...그 시절을...

좋은 추억으로 회상할...시절도 찾아 올 것입니다.

 

그날이 올 때까지...

한 걸음 한걸음...

포기하지 말고...나아가기를...바랍니다.

 

 

오늘의 교훈;  한 걸음...한 걸음...나아가다보면...

                      조금씩...아주 조금씩...좋아집니다.

                      그렇게... 끊임없이...나아가다보면...어느날 갑자기...

                      조금은 나아진...나 자신과... 만나게 됩니다...

                포기하지 말고...

                     오늘도...화이팅!...